|  | | ▲ 이형모 발행인 |
안녕하십니까? 22일이 '소설'이었으니 겨울인가요? 소설 이틀 후 토요일에는 서울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함박눈이었습니다. 마음으로 겨울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명도전(明刀錢) 이야기입니다. 만주 곳곳에서 발굴되는 청동화폐입니다. 학교에서는 중국 연나라 화폐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고조선 화폐입니다. 파 볼수록, 깊이 들어 갈수록 단군조선의 영역은 넓고 깊습니다. 명도전 이야기로 우리 조상들의 삶을 조금 더 짐작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겨울 문턱에서, 재외동포신문 이형모 드림 명도전은 연나라의 화폐인가? 명도전은 고대 연나라의 화폐라고 알려져 있다. “명도전은 전국시대 연나라(기원전 323~222)에서 만들어진 청동제 화폐로서, 손칼 모양의 납작한 표면에 명(明)자 비슷한 문양이 양주(陽鑄)되어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송호정 ‘한국고대사 속의 고조선사’)
이것이 명도전에 대한 정설이다. 2005년도에 발행된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도 명도전 사진 밑에 ‘명도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연나라, 제나라에서 사용한 청동화폐’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명도전이라는 이름은 일본학자가 붙였고, 연나라 화폐라고 규정한 것은 중국학자라고 한다. 연나라 화폐라고 한 근거는 칼처럼 생긴 이 청동화폐가 고대 연나라 지역에서 주로 발굴된다는 데 있다.
실제로 명도전이 주로 발굴되는 곳은 만주 일대와 압록강과 청천강 사이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고조선의 강역인가? 연나라의 강역인가? 그렇다면 고조선과 연나라의 국경이 어디인가가 중요해진다.
2001년 보진재 출판사의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에는 중국 전국시대(기원전 403~221) 때의 연나라 국경이 압록강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표시되었다. 2001년 천재교육 출판사의 ‘역사부도’는 연나라와 고조선의 국경이 북경을 기점으로 나뉘고 있다.
보진재의 ‘압록강’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의 주장과 일치한다. 압록강 서쪽이 연나라이고 청천강 이남이 고조선이라는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을 따르면, 명도전은 연나라 화폐라는데 논리적 결함이 없다. 명도전은 고조선의 화폐
그러나 천재교육 출판사의 ‘북경이 고조선과 연나라의 국경’이라면 ‘명도전은 연나라의 화폐’가 되기 어렵다. 명도전의 발굴지역 대부분이 고조선의 강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조선 영토에서는 명도전 이외의 고조선 화폐는 지금까지 단 한 개도 발굴되지 않았다. 명도전이 고조선 지역에서 발굴된 것이고, 고조선 지역에서 유통되었다고 볼 수 있다. 명도전이 고조선의 화폐일 수밖에 없는 첫째 이유다.
둘째, 고조선의 청동기 문화는 다른 고대국가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출토되는 청동검은 매끈하고 디자인이 세련되었으며, 청동거울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난이도 높은 제품이다. 이런 기술을 가지고 고조선이 청동 화폐를 만들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다.
셋째, 연나라가 존속했던 기간은 불과 100년 남짓인데 비해 광대한 고조선 지역에서 출토되는 명도전 화폐량이 너무 많은 것이다. 2,000년 간 지속된 고조선 경제역사라야 명도전 출토량 많은 것이 설명이 가능하다.
넷째, 당시 연나라는 100년 남짓한 역사에서 고조선(BC2333~BC426)의 계승국가인 대부여(BC425~BC238)와 80년 간 전쟁을 치룬 적대국이었다. 고조선(대부여)이 자국 화폐가 없이 적대국의 화폐를 사용했으면 국가경제는 성립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