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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인터뷰에서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회계사)은 ‘논란이 있을 수 없는 사안이지만, 삼성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을 정의했습니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5조원으로 산정하는 데 DCF(현금흐름할인)라는 기법 이 활용됐고, 이 기법은 경영진이 제시한 미래 매출과 기대 수익을 반영해서 결정되지만, 미래 매출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인 해석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겁니다. DCF대로라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향후 막대한 매출이 기대되어야 하지만 정작 그해 감사보고서에서 경영진은 ‘앞으로 과거 손실을 넘기는 유의미한 이익은 없다’ 고 적시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회계처리”는 삼성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김 소장의 주장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상의 위험’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고, DCF로 3000억원 규모의 회사를 5조원으로 재평가했습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배력이 상실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정했던 위험요소가 사라진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배력이 확고해진다면, 5조원이 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는 그대로 유지될까요? 아니면 기존의 장부가액(약 3000억원)으로 돌아갈까요. 만약 올해 6월이 만기인 콜옵션을 바이오젠이 행사하지 않으면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 처리방식은 기존 연결재무제표로 돌아갑니다. 장부가액으로 자산가치를 돌려야한다는 뜻입니다.  

[이슈 추적] ①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 2년 전 이미 경고했다  

[이슈 추적] ②[인터뷰]˝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공방 자체가 말이 안돼˝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김 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세우는 논리의 빈틈을 지적했습니다. 또 ‘뭔가 이상한’ 삼성만의 회계 처리 방식을 꼬집었습니다.  

“금융감독원과 참여연대의 최초 문제의식은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가 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거에요 . ‘도대체 너희 무슨 일이 있었는데? DNA 검사했어?’ 확인했더니 안 했다는 거에요. 자식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다는 거죠. 금감원의 기본 입장도 그거에요. ‘연결에서 지분법으로 건너뛸 만한 일이 발생했나?’ 아니라고 본다는 거죠.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이유 아니었나요.

“과도한 추정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장도 무너지는 근거들이 하나하나 나오고 있어요. 삼성이 또 주장하는 이유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당시 복제약 판매허가를 국내에서 받았다는 거에요. 유럽도 아니고.”  

복제약을 제조·판매하는 회사에서 복제약을 제조·판매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경향신문사에서 신문을 만드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게 지배력이나 권리관계 변동을 야기하는 일인가요?  금감원도 이런 워딩을 합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복제약을 시판·판매 승인을 받는 일은 2012년도에도 예상할 수 있고 2013~2017년 언제든 예상할 수 있는, 너무나 경상적인 일’이라는 거에요. 그래서 지분법으로 평가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지분법으로, 연결로 하면 처음부터 연결로 해야한다는 것. 저는 금감원 워딩이 100% 맞다고 봐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복제약 판매허가를 받은 것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꿀 이유가 생겼다는 건 어떻게 연결되나요?  

“2015년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국내 판매승인을 획득했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상승하니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위험이 커진다는 게 삼성 측 주장입니다. 정리해보면


①복제약 판매승인을 얻었다 → ②회사 가치가 급등한다 → ③어? 그러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네? → ④어, 우리 지배력이 상실되겠네  


딱 이거에요. 그런데 재밌는 게, 금감원이 입수한 ‘감사조서’에서는 ①(복제약 판매승인) 부분이 아예 없고, ②(회사가치 급등)부터 논리가 시작합니다. 회사 가치 급등이 어떻게 시작됐냐하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이런 저런 평가보고서를 봤더니 바이오에피스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져있다, 그럼 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지배력 상실로 이어지는 거 아니냐라고 정리한 게 감사조서에 나타난 팩트에요.”  


-감사조서에 ①이 없다는 게 뭘 의미하는 건가요?  

“중대한 의미에요. 삼성의 논리는, ①②③④에 의해서 회계 변경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걸 회계사들이 승인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당시 회계사들이 작성한 감사조서에는 ①이 전혀 없어요.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것이에요. 감사조서가 뭔지는 아시죠?”  

-아니요.  

“기사를 쓰면 저와의 인터뷰 녹취록, 금감원 조치통지서 등 기사를 쓰는 데 필요한 근거들이 있잖아요. 회계사들은 감사보고서를 쓸 때 감사조서를 만들어요. 감사보고서를 쓰는 데 필요한 백데이터는 전부 감사조서에요. 회계사들끼리는 ‘감사조서로만 말한다’고 합니다. 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와 관련한 논란에 항변하려면 감사조서로 설명해야합니다. 삼성도 마찬가지에요. 감사보고서에서 발견된 문제는 감사조서로 설명해야합니다. 그런데 금감원이 감사조서를 확인해보니 ①이 없다는 거에요.  다시 말해, ‘복제약 시판 허가로 회사 가치가 상승했다’는 삼성의 논리가, 사실에 부합하는 해명이라기보다는 지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만들어낸 논리라는 거죠.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없던 논리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감사조서에서 ①복제약 시판 단계가 빠져있다는 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검토하지 않았던 사안이라는 얘기네요.  

결국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기 전에 권리관계 변동이나 지배력 변화를 야기한 게 아무 것도 없었고, 오직 있었던 것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커졌다는 얘기만 있었다는 거에요. 바이오젠이 당시에 콜옵션 행사를 하려고 했었다는 주장은 배척됐어요. 삼성 측이 먼저 요구했다는 게 보도됐습니다.

관련기사▶ 2018.5.3 이투데이 [단독]삼성바이오로직스 2015년 감사조서 '공란’ …신약 '바이오시밀러' 가치평가 허위 논란   

관련기사▶ 2018.5.3 뉴스1 [단독]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쟁점 콜옵션, 삼성이 먼저 제안했다

“저희가 확인해보니 설령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해서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배력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에요. 바이오젠이 ‘행사할거야’라고 해도 변하면 (바로) 변하면 안돼요. 이건 금감원도 확인해줬고, 최근에는 삼성도 말을 바꿨어요. ‘콜옵션을 행사하려는 바이오젠의 의도가 있다고 해도, 회계처리를 변경해야하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워딩을 바꾼거에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주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주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3개 회계법인이 유권해석을 요청한 기록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상당히 크리티컬한 문제에요. 분식은 크게 두 개로 볼 수 있어요. 없는 걸 있는 것처럼 속이거나 회계기준 해석에 따라 회계처리를 바꾸는 식이에요. 회계 기준 해석의 문제는 제가 단언하는데, 이건 반드시, 반드시 금감원에 전화를 해서 물어봐요.  특히 이 문제는 회계기준 문구 해석으로 3000억원을 5조원으로 만드는 일이잖아요. 대한민국 1만5000명, 2만명 회계사한테 이걸 하라고 하면 어느 누구도, 죽어도 안할 거에요.  어느 미친 X이 해요.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것은 회계상의 헌법처럼 돼 있어요.  

3000억원을 3300억원으로 하라고 해도 회계사는 금감원 회계기준원에 전화를 해요. ‘기업회계기준 ○○조를 해석할 때 이렇게 회계처리 하려는데 가능한가요?’ 묻고, 된다고 하면 조서에 전화번호를 따고, 나아가서는 문서로 보내요.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거에요.”

-왜 그렇게까지 하는건가요?  

“그래야 면피를 하니까요. 3000억원을 5조원으로 평가하는 게 회계사 한 명의 판단, 회계법인의 판단만으로는 안돼요. 당연히 전화를 해요. 그런데 이런 게 전혀 없다는 거죠.

-유권해석 요청이 없었다는 걸 어떻게 확인하셨나요.  

“금감원이 확인해줬어요. 회계사 업계에서는 이게 어떤 의미인지 확연히 드러나죠. 의도적으로 안 한거에요.”  

-괜히 전화했다가 안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그렇죠. 정말 책임있게 하려면, 내가 살아남으려면 전화하죠. 전화하는 게 무슨 힘든 일이에요.”


-어떻게 안 할 수 있었을까요?  

“상투적인 대답인데… ‘삼성이니까’ 가능한거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참석자들이 2015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805201059001&code=920100#csidx6379303f1349284bd8b8390cdc27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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